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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초보의 빨래 속 곰팡이 기록

📑 목차

    보이지 않는 습기와 세탁 습관이 만든 결과

    살림을 시작하기 전까지 나는 빨래에서 곰팡이를 떠올려본 적이 거의 없었다. 나는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세제를 넣은 뒤 버튼만 누르면 청결이 완성된다고 믿었다. 나는 빨래에서 좋은 향기가 나면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세탁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곧 깨끗함을 의미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살림초보로 직접 세탁을 관리하면서 나는 다른 사실을 알게 됐다. 빨래 역시 욕실이나 주방처럼 조건이 맞으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빨래는 물과 세제, 온기, 그리고 시간이 겹치는 과정이다. 나는 그 과정 중에서 마른 뒤의 상태만 보고 안심했을 뿐, 그 사이에 머무는 습기와 환경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수건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 옷장 속에서 발견한 작은 얼룩, 세탁기 고무 패킹에 자리 잡은 검은 점들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문제가 아니었다. 그 흔적들은 내가 놓치고 있던 습기와 방치된 시간의 결과였다. 나는 세탁을 끝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젖은 상태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세탁실 공기가 얼마나 순환되는지, 세탁기 내부가 충분히 건조되는지를 확인하지 않았다.

     

    특히 세탁실 환경 역시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세탁실은 물을 직접적으로 쓰는 공간은 아니지만, 세탁과 건조 과정에서 발생한 습기가 반복적으로 머무는 곳이었다. 환기가 부족한 구조에서는 습기가 벽과 바닥, 세탁기 주변에 쌓였다. 나는 그저 빨래만 신경 쓰고 있었지, 그 빨래를 둘러싼 공간은 관리하지 않고 있었다.

     

    이 글은 살림초보였던 내가 빨래 속에서 곰팡이를 마주하며 깨달은 기록이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세탁은 단순히 돌리는 일이 아니라 완전히 말리는 과정까지 포함된 관리라는 기준으로 바꾸게 됐다. 곰팡이는 보이지 않는 습기 속에서 조용히 자란다. 그리고 그 습기는 내가 반복했던 작은 습관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살림초보의 빨래 속 곰팡이 기록

    젖은 채로 머무는 시간의 문제

    나는 세탁이 끝나면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세탁기를 멈추게 한 순간이 관리의 끝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살림을 직접 맡아보니, 진짜 문제는 세탁이 끝난 뒤에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조금 있다가 널어야지”라는 말을 자주 했고, 그 사이 한두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그동안 세탁기 안은 따뜻하고 습한 상태가 유지됐다. 세탁 직후의 온기와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하면 내부는 작은 온실처럼 변한다. 나는 그 환경이 곰팡이와 세균에게 얼마나 유리한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특히 수건은 변화를 가장 먼저 보여줬다. 겉으로 보기에는 깨끗했고, 만졌을 때도 이상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완전히 말린 뒤에도 어딘가 개운하지 않은 냄새가 남았다. 나는 처음에는 세제가 부족했거나 헹굼이 덜 됐다고 의심했다. 나는 세탁 코스를 바꿔보기도 했고, 세제를 바꿔보기도 했다. 그러나 반복되는 경험 속에서 나는 결국 인정하게 됐다. 문제는 세탁 방식이 아니라, 젖은 채로 머문 시간이었다는 사실을.

     

    문제는 세탁 후에만 생기지 않았다. 나는 샤워 후 사용한 젖은 수건을 그대로 빨래통에 넣는 습관이 있었다. 빨래통 안은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았고, 여러 장의 젖은 수건이 겹쳐 있었다. 그 안은 이미 축축한 환경이었고, 나는 그 상태를 하루 이상 방치하기도 했다. 나는 빨래를 모아 한 번에 돌리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사이에서 수건은 이미 변화를 겪고 있었다.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냄새와 얼룩은 그 결과였다.

     

    그 경험 이후 나는 루틴을 바꿨다. 나는 젖은 수건이 바로 빨래통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자리를 따로 마련했다. 나는 먼저 수건을 펼쳐서 한 번 말리고, 어느 정도 건조된 뒤에야 세탁 바구니로 옮겼다. 이 작은 변화는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었다. 수건의 냄새는 눈에 띄게 줄었고, 세탁 후에도 개운한 상태가 오래 유지됐다.

     

    빨래는 단순히 물에 젖는 과정이 문제가 아니다. 빨래는 젖은 상태로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가 핵심이다. 시간 동안 섬유 깊숙한 곳에서는 미생물이 서서히 증식한다. 나는 눈으로 확인할 없었지만, 냄새와 촉감은 이미 변화를 말해주고 있었다. 곰팡이는 갑자기 나타나지 않는다. 곰팡이는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먼저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내가 시간을 당연하게 여기던 습관이 바로 시작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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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 건조의 함정

    맞벌이 생활을 하다 보니 나는 빨래를 실내에서 건조하는 날이 많았다. 나는 장마철이나 겨울철에는 베란다보다 거실 한켠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비를 맞지 않고,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공간이 오히려 안정적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실내 건조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다. 빨래에서 증발한 수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집 안 공기 중으로 퍼진다. 그 수분은 벽과 천장, 커튼, 가구 표면에 다시 스며들 수 있다. 나는 환기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그 습기가 공간에 머무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나는 창문을 살짝 열어두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공기 흐름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습기는 한쪽에 고여 있었다. 특히 벽과 가까운 곳에 빨래를 널어두면 그 벽면은 계속해서 습기를 머금는다. 겨울철에는 실내의 따뜻한 공기와 외벽의 차가운 온도가 만나 결로를 만들었다. 나는 빨래를 말리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벽지에 또 다른 습기를 공급하고 있었다. 그 벽은 시간이 지나며 눅눅해졌고, 결국 작은 얼룩으로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또 하나 내가 놓쳤던 부분은 두꺼운 빨래의 건조 시간이었다. 이불, 후드티, 두꺼운 수건은 겉은 금방 마른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표면이 보송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안쪽까지 완전히 마르기까지는 더 긴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그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옷장에 넣어두었다. 그 안에 남아 있던 미세한 수분은 옷장 내부 공기와 만나 또 다른 습기를 만들었다. 공기가 정체된 옷장 구석에서 발견한 작은 곰팡이 얼룩은 그 결과였다.

     

    실내 건조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의류건조기를 사용하면 모든 걱정이 끝난다고 생각했다. 건조기는 고온으로 빠르게 말려주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건조기 역시 조건이 맞지 않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나는 빨래를 한 번에 많이 넣고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 마른 것 같았지만, 두꺼운 옷의 안쪽이나 겹쳐 있던 부분은 완전히 마르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그 상태로 건조기 안에 오랜 시간 방치하면 내부는 따뜻하고 약간의 습기가 남은 환경이 유지된다. 나는 기계를 믿고 그대로 두었지만, 그 안에서도 미세한 변화는 진행되고 있었다.

     

    이 경험 이후 나는 기준을 바꾸게 됐다. 나는 단순히 “마른 것처럼 보이는가”가 아니라 “완전히 건조되었는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나는 실내 건조 시 반드시 공기 흐름을 만들고, 빨래와 벽 사이에 충분한 간격을 두었다. 나는 건조기 사용 후에도 바로 꺼내어 펼쳐 확인하는 습관을 들였다.

     

    빨래는 마르는 과정이 끝나야 비로소 관리가 완성된다. 나는 이제 실내 건조가 안전한 선택인지, 아니면 다른 습기의 시작인지 먼저 점검한다. 곰팡이는 눈에 띄는 물방울보다, 이렇게 애매하게 남은 습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나는 실내 건조를 통해 배우게 됐다.

     

    세탁기 자체가 곰팡이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살림 초보에게는 세탁기 고무 패킹 틈에서 검은 점을 발견했을 때 등 모든 상황들이 충격으로 다가온다. 나는 세탁기가 물로 빨래를 씻어내는 기계이기 때문에 당연히 깨끗할 것이라고 믿었다. 나는 세탁기 내부를 따로 의심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살펴보니 세탁기 안은 물, 세제, 섬유 찌꺼기, 그리고 온기가 반복되는 구조였다. 특히 드럼 세탁기의 고무 패킹은 구조상 물이 고이기 쉽고, 빛이 닿지 않으며, 습기가 오래 머무는 환경이었다. 나는 그 조건이 곰팡이가 좋아하는 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나는 그동안 세탁조 청소 코스를 가끔 돌려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버튼을 눌렀다는 사실로 안심했다. 하지만 세탁이 끝난 뒤 문을 닫아둔 채로 두면 내부 습기는 빠져나가지 않았다. 세탁 직후의 온기와 수분은 고무 패킹 안쪽과 세탁조 틈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세탁기 안에서 나는 미묘한 냄새는 이미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나는 그 냄새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그 안에서는 작은 변화가 계속 쌓이고 있었다.

     

    세탁기는 청결을 만드는 도구이지만, 동시에 관리하지 않으면 오염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었다. 나는 빨래만 깨끗하면 된다고 생각했지, 기계 자체의 상태는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다. 그러나 기계가 오염되면 그 안에서 세탁한 빨래 역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나는 습관을 바꾸었다. 나는 세탁이 끝나면 세탁기 문을 열어두어 내부 공기가 순환되도록 했다. 나는 고무 패킹 안쪽을 마른 천으로 닦아 물기를 제거했다. 나는 세제 투입구를 분리해 세척하고 완전히 건조시켰다. 이 행동은 복잡하지 않았지만, 세탁기 내부의 냄새와 상태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나는 경험을 통해 배웠다. 세탁기는 자동으로 깨끗함을 유지해주는 기계가 아니라, 습기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하나의 공간이라는 점을. 곰팡이는 특별한 장소에서만 생기지 않는다. 관리의 사각지대가 되는 순간, 세탁기 역시 충분히 곰팡이의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직접 확인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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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로 덮어버린 착각

    살림초보였던 나는 냄새가 나면 섬유유연제를 더 넣었다. 향기가 강해지면 문제도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향은 원인을 없애지 못한다. 오히려 잔여 세제와 유연제 성분이 섬유에 남으면 또 다른 막을 형성한다. 그 막 위에 습기가 더해지면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나는 어느 순간 깨달았다. 빨래에서 나는 냄새는 더러운 상태의 신호가 아니라,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의 신호라는 것을. 그때부터 나는 향보다 건조 상태를 먼저 확인했다. 햇빛, 바람, 시간. 이 기본 요소들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세탁은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웠다.

     

    빨래 곰팡이를 통해 바뀐 기준

    빨래 속 곰팡이를 겪으면서 나는 관리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 세탁은 버튼을 누르는 순간이 아니라, 완전히 건조되어 보관되는 순간까지의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 나는 이제 세탁이 끝나면 바로 널고, 두꺼운 빨래는 간격을 넓혀 건조시키며, 실내 건조 시에는 반드시 공기 흐름을 만든다. 세탁기 문은 닫아두지 않고, 주기적으로 내부를 점검한다.

     

    곰팡이는 물이 있는 곳에만 생기지 않는다. 물과 시간이 함께 머무는 곳에서 자란다. 욕실에서는 물때막 위에서, 벽지에서는 보이지 않는 습기 속에서, 주방에서는 기름과 잔열 사이에서, 그리고 빨래에서는 젖은 섬유와 건조되지 않은 시간 속에서 조건을 만들었다.

     

    살림초보의 기록은 실패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기준이 바뀌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빨래 곰팡이를 통해 나는 깨끗해 보이는 상황보다 완전히 말랐는가를 먼저 묻게 됐다. 다음에는 옷장과 수납 공간 속에서 이어졌던 다른 습기의 이야기를 정리해보려 한다. 살림은 공간마다 다른 조건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 나는 이렇게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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